가을에는 모두 단풍이야기를 합니다. 부여 부소산성의 단풍나무숲도 그 단풍빛으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터입니 다. 하지만 가을 단풍이 진정 고운 것은 그저 붉기만해서가 아니랍니다. 다양한 나무들이 제각기 내놓은 빛깔들이 한데 어울려 빚어내는 오색의 조화 때문인데요, 부소산성 단풍이 특별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을은 자작나무와 계수나무가 선도하고, 복자기단풍나무 단풍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는 즈음에 본격 무르익게 됩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복자기나무 단풍이 물들었으나 아름다움이 예년과 같지 않습니다. 가을이 다 가기도 전에 잎들은 이미 말라 떨어져버렸습니다. 물감 이 고운 색을 내려면 물이 필요하듯 단풍도 가을비를 충분히 머금어야 빛깔이 찬란한데, 올해는 유난히 가을 가뭄이 심 해, 온 산야의 나무들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