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끝자락 추위가 혹독했던 터라 어느 해보다 봄소식이 간절했나 보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홍매화가 피었다는 영각 앞으로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주위는 아직 겨울빛인데 흑갈색가지에 분홍빛 꽃송이 만개한 홍매화 한그루가 거짓말처럼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봄을 품은 꽃잎과 꽃술 하나하나가 정교하게 만든 조화가 아닐까. 나무를 가운데 두고 둥그렇게 둘러선 사람들까지 비현실적이다. 조심스럽게 감탄사를 뿜으며 사진을 찍는 여행객도 카메라를 받쳐 놓고 때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탑돌이하듯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꽃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아래서 보고 위에서 보고, 맵시 있는 구석을 찾기 위해 찬찬히 응시하는 눈빛이 사랑하는 사람 보듯 그윽하고 부처님 대하듯 경건하다. 이런 분위기는 이 홍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