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날, 조상님 묘소에 성묘를 가면 묘소 뒤쪽 양지바른 잔디 위에 피어 있는 몇 송이 예쁜 꽃이 발길을 끌기 마련이다. 흰 털을 잔뜩 뒤집어쓴 밝은 진자줏빛 꽃송이가 한쪽으로 구부러진 채 피는 할미꽃도 그 중 하나이다. 할미꽃은 할머니의 허리처럼 고개가 아래로 구부러진 채 흰 털을 뒤집어쓴 꽃 모양이나, 꽃이 핀 후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그 자리에 암술 날개가 하얗게 부풀어져 마치 백발노인이 머리칼을 풀어헤친 모양이 할머니를 연상케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할미꽃을 ‘백두옹(白頭翁)’이라 하기도 한다. 할미꽃의 꽃과 꽃가루에는 독성이 있어, 옛날에는 아이들이 이 꽃을 만지지 못하게 했다. 특히 뿌리는 독성이 강해 시골 농가에서 재래식 변기 속에 넣어 여름철 벌레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도 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