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가을 하늘을 닮아 새파랗게 깊어질 즈음이면 꽃이 피기 시작한다. 꽃주기는 아주 길게 올라온다. 잘 자라면
어른 무릎 높이보다 더 크게 자라기도 하는데, 굵고 자줏빛이 도는 것이 마치 나무처럼 단단해 보인다. 끝에 한 송이씩
피는 꽃은 노란 꽃잎의 국화같이 생겼다. 길고 가느다란 꽃잎은 끝이 뒤로 살짝 말리는데, 조금 성글게 달려 살랑 부는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질 것만 같다. 줄기보다 두 배는 크게 자라는 꽃자루에 샛노란 꽃들이 무수히 피어나고 발치에 짙
푸른 녹색의 넓은 잎들이 포진하면 그 모습이 참으로 시원스럽다. 비교적 늦게까지 꽃이 피어 있는 덕분에 가끔 눈 속에
서 있는데, 흰 눈 속의 샛노란 꽃이 보는 이를 황홀하게 한다.
주로 남해안의 섬이나 해변에서 자란다. 울릉도 저동에서 도동으로 넘어가는 산길 주변의 경사면은 털머위 군락지로
유명하다. 털머위는 온 몸에 털을 뒤집어쓰고 있는 털복숭이다. 머위와 잎이 비슷하게 생겼지만 온몸에 털이 나 있는
것이 다르다. 따뜻한 곳에서 살기 때문에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달고 있으며 꽃이 곰취와 닮았다고 해서 말곰취하고
부르기도 한다.
손수건을 펼친듯 둥그렇고 넓은 잎은 모두 뿌리에서 모여서 나는데, 기름을 바른 것처럼 반지르르하게 윤기가 돈다. 잎
가장자리에는 자잘한 톱니가 나 있기도 하고 밋밋한 것도 있다. 줄기는 데쳐서 나물로 먹으며 잎은 약용으로 사용한다.
학명 Farfugium japonicum (L) Kitam. 국화과 여러해살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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