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더부살이(Orobanche filicola Nakai ex J.O. Hyun, Y.S. Im & H. Shin, 열당과)는 엽록소가 없는 식물이다. 줄기나 잎 어느 곳에도 녹색을 띠는 부분이 없으므로 광합성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결과물인 탄수화물도 만들지 못한다.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며 살아갈 수 없으니, 백양더부살이는 식물의 본질과도 같은 기능을 할 수 없는, 식물이기를 포기한 식물인 셈이다.
백양더부살이처럼 다른 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어먹고 사는 식물을 기생식물이라고 한다. 겨우살이 같은 목본성 기생식물은 다른 나무에 붙어서 수분과 무기물을 얻지만, 자신도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서 광합성을 한다. 하지만 기생식물 가운데 풀은 대부분 엽록소가 없기 때문에 수분과 양분을 다른 식물에서 얻어야만 한다. 이런 점 때문에 목본성 기생식물들을 반기생식물로 구분하기도 한다.
쑥 뿌리에 자신의 뿌리를 박고 물과 양분을 얻어먹고 산다. 하지만 봄마다 어김없이 새싹을 틔우고, 5월이면 꽃을 피운다. 그 꽃이 얼마나 화려한지, 꽃만 보고 있노라면 기생하여 겨우 살아가는 식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비록 다른 식물의 뿌리에 기생하여 어렵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지만, 화려한 꽃을 피워 자손을 퍼뜨리려는 노력은 뭇 생물의 본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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