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로 여름이 된 지 오래지만, 짧아진 봄이 너무도 아쉬워 마음으로는 미루어 두었던 여름을 이제는 제대로 맞이해야 되나 싶다. 여름을 생각하니 가장 먼저 떠오른 꽃이 바로 비비추이다. 반쯤 볕이 드는 나무그늘 아래 싱그럽게 잎을 펼쳐내 지면을 덮고, 여름이면 꽃대를 올려 작은 나팔 같은 보랏빛 꽃송이들을 줄줄이 피워낼 비비추 꽃무리들을 생각하니 절로 마음이 맑아지는 듯하다. 비비추란 이름이 참 곱다. 어느 문헌에도 이름의 유래가 기록되지 않아 항상 궁금했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제법 그럴듯한 설명이 있다. 잎이 꼬여서 ‘비비’, 어린 잎을 먹을 수 있으니 취나물의 ‘취’에서 ‘추’로 바뀌어 비비추가 되었단다. 돌돌 말려 올라온 새싹이 풀어지듯 펼쳐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우리나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