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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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상사화, 꽃은 잎을 잎은 꽃을 그리워하는 상사화

안젤라Angella 2021. 8. 22. 03:00

 

 

 

상사화라는 이름은 잎이 돋아날 때 꽃이 없고 꽃이 필 때는 잎이 져버려 서로를 그리워한다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이런 애틋한 그리움의 정서가 상사화를 소재로 하는 많은 시를 등장시켰고 그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상사화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잎이 난초처럼 생겼다하여 개난초라 부르기도 하고 남녀 간의 이별을 상징한다하여 이별초라 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꽃에서 느껴지는 이미지가 깊은 산속의 절에서 혼자 살아가는 스님들과 비슷하다 하여 중무릇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절 주변에 상사화가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제주상사화의 학명은 Lycoris chejuensis이다. 여기서 속명 라이코리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여신 라이코리스에서 유래했고 종소명 chejuensis는 제주에서만 자라는 식물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학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제주상사화는 제주특산식물이다.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꽃으로 햇볕이 잘 드는 풀밭에서 볼 수 있다. 3월이 되면 30cm 정도 되는 길쭉하고 날씬한 여러 장의 잎이 돋아난다. 그리고 잎은 광합성을 통해 몇 달 동안 열심히 양분을 모아 뿌리에 저장하고 6월쯤이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다. 한 달쯤 지난 8월이 되면 그 자리에서 60cm 높이의 갈색 꽃대가 올라오고 얼마 없어 꽃대 끝에는 5~10 송이의 꽃송이가 우산모양으로 화려하게 달린다. 꽃잎처럼 보이는 화피편은 6장으로 가운데에는 붉은 선을 그려놓은 것 같은 주맥이 있고 가장자리는 약간 물결모양을 이루고 있다. 

 

 

꽃은 엷은 주황색이 대부분이지만 조금 더 연한 색을 띠는 것도 있고 진한 것도 있어 환경에서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듯하다. 꽃잎처럼 보이는 화피편은 통으로 되어 있는데 길게 갈라져 있다. 그리고 늘씬한 암술대와 수술대는 모두 주황색으로 조금 더 벌어진 화피편 아래쪽에서 길게 뻗어 있다. 꽃이 필 때면 많은 호랑나비가 드나들어 매개체에 의한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주상사화는 꽃은 피워도 정작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신해서 땅속 비늘줄기로 세력을 확장한다. 이러다 보니까 번식이 어렵고 고유종이지만 자생지 확인이 쉽지 않아 멸종위기식물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