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는 꽃은 물론 줄기도 남달라 예로부터 선비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다. 내가 다녀본 웬만한 고택의 뜰엔 꼭 배롱 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었다. 이를테면 수많은 관직을 제수받았으나 오탁의 세월을 한 사람의 뜻으로 뒤집을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한 번도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은 소론파의 거두 명재 윤증선생의 고택 뜰 앞 연못의 작은 섬에도 배롱나무가 서 있었다. 벼슬길의 유혹이 있을때마다 명재 선생은 아마도 배롱나무가 껍질을 벗듯이 울분의 껍데기를 벗겨내며 자기 각성의 길을 옹골차게 도모했을 터였다." 배롱나무는 정원이나 공원 등에 심어 꽃을 즐기는 낙엽활엽수로 높이는 5m 안팎이다. 줄기는 연한 보라빛을 띤 붉은빛 으로 매끈하며 껍질이 자주 벗겨지는데 벗겨진 자리는 하얗다. 많은 가지를 치며 잔가지는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