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는 꽃은 물론 줄기도 남달라 예로부터 선비들의 지극한 사랑을 받았다. 내가 다녀본 웬만한 고택의 뜰엔 꼭 배롱
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었다. 이를테면 수많은 관직을 제수받았으나 오탁의 세월을 한 사람의 뜻으로 뒤집을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한 번도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은 소론파의 거두 명재 윤증선생의 고택 뜰 앞 연못의 작은 섬에도 배롱나무가 서 있었다.
벼슬길의 유혹이 있을때마다 명재 선생은 아마도 배롱나무가 껍질을 벗듯이 울분의 껍데기를 벗겨내며 자기 각성의 길을
옹골차게 도모했을 터였다."
배롱나무는 정원이나 공원 등에 심어 꽃을 즐기는 낙엽활엽수로 높이는 5m 안팎이다. 줄기는 연한 보라빛을 띤 붉은빛
으로 매끈하며 껍질이 자주 벗겨지는데 벗겨진 자리는 하얗다. 많은 가지를 치며 잔가지는 4개의 모를 가지고 있다.
잎은 마디마다 2장이 마주 자리하는데, 때로는 아주 가까운 거리로 어긋나게 자리하는 일도 있다. 잎의 생김새는 타원꼴
또는계란꼴로 두텁고 윤기가 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자루는 짧아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꽃은 힘차게 자라난
새 가지 끝에 원뿌리 꼴로 여러송이가 핀다. 꽃의 지름은 3~4cm이고 보라빛을 띤 짙은 분홍색인데 하얀 꽃이 피는 것도
있다.6장의 꽃잎에는 주름이 많고 꽃이 오래도록 100여일 동안 피기 때문에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른다. 꽃이 지고 난 뒤
에 둥근 열매를 맺고 익으며 여섯갈래로 갈라진다.
배롱나무는 꽃이 예쁘고 수형이 아름다와서 예로부터 정원수로 많이 심고 가꾼다.
논산 윤증고택, 계룡산 신원사, 담양 명옥헌, 곡성 태안사 등에 수형이 예쁜 배롱나무가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있다.
나도 전원주택을 지으면 마당에 커다랗고 수형이 아름다운 배롱나무 두 그루를 심어 가꾸고 싶다.
배롱나무꽃의 꽃말은 "부귀함" "떠나간 사람을 그리워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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