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예수 부활 대축일 메시지 "부드러운 마음을 지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알렐루야, 알렐루야!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십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죽음과 미움과 어둠을 이기시고 생명과 사랑과 빛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은총이 이 세상 모든 이에게
풍성하게 내리시길 기도드립니다. 1.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믿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예"하고 응답하고, 그분으로부터 직접 가르챔을 받으며 따랐던 제자들에게도 예수님께서 죽으셨다가부활하셨음을 믿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의혹으로 가득 차 실망하며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도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 사이에 함께 걸으시면서 설명해주고 빵을 떼어
나눈 후에야 비로소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다(루카 24, 13-35참조).사도 토마스도 부활하신 주님을 뵈었다는 제자들에게 "나는 그분의 손에 있는 못 자국을
직접 보고 그 못 자국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고또 그분 옆구리에 내 손가락을 넣어 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저의 하느님! (요한 20, 28) 이라고 고백하며
부활하신 예수님을알아보게 됩니다. 우리들에게도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성령 안에서 믿음을 고백하며, 진정한 가난과 사랑과 실천을 통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2. 우리는 요즈음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사임과 새로 선출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을 보면서 성령께서 교회의 주역이심을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역사적이고도 은혜로운 시기를 삼고 있습니다. 말씀을 살면 은총으로 성령을 내려주십시오.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큰 용기와 자신을 내어주는 겸손의 자세로
교황 직무를 사임하시고 하느님 나라를 향한 단순한 순례자의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신자들은 감동하였습니다. 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님께서는
"하느님 앞에서 거듭거듭 제 양심을 성찰하면서, 저는 고려응로 더이상 베드로 직무를 수행하기에 맞간은 힘이 없다는 확신에 이르렀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늘 성령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시는 삶을 사셨습니다. 전임 교황님께서는 마지막 일반 알현에서 "하느님께서 나를 이끌어주셨고, 내 옆에 계셨고,
매일 그 분의 현존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그동안 교회의 여정에서 기쁨과 빛의 순간들을 맞으셨고, 파도가 밀려와
배가 요동치는 쉽지 않은 순간들도 겪으셨습니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교황님께서는하느님께서 교회를 이끄시고 지켜 주시며, 특별히 어려운 순간들에
더욱 함께 하신다고 말씀하시며, 하느님께서 옆에 계시고 결코 버리지 않으면서 당신의 사랑으로 감싸주시니 가까이 계시다는 기쁨으로 확신을 갖고 살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신앙의 해"에 우리가 살아야 할 모습을 전임 교황님께서는 당신의 삶을 통하여 제시해 주셨습니다.
3. 성령께서는 115명의 추기경님들이 Conclave를 통하여 선출한 프란치스코 새 교황님을 보내주셨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단순하고 겸손하신 모습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선출되신 후에 콘클라베에
참석하셨던 추기경님들과의 첫 번째 미사(3월14일)에서 강론 중에"주님의 십자가와 함께 주님의 현존 안에서 걸을수 있는 용기를 가집시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십자가 위의 예수님과의 깊은 친교 속에서만이 참된 사제이며, 참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다고 강하면서도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교회가 예수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교회는 인심 좋은 NGO 단체에 불과하고, 교회가 영적인 가치가 아닌 세속적가치를 바탕으로 어떤 일을
이룩하려 한다면 어린이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아서 곧 모두 무너져 버릴 것이라고 지적하셨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교황님의 이름을 "프란치스코"로
정한 이유로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복음적으로 가난한 사람,평화의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고, 피조물을 지키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선택하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나아가 교황님께서는 부드러운 마음을 지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당부하시면서 "저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원합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4. "나는 세상의 빛이다."(요한 8, 12) 라고 말씀하신 주님께서 십자가의 길을 통해 부활의 길을 밝혀 주셨습니다.
십자가는 하느님의 뜻에 순존하는 길이고, 자신의 안위를 위한 거짓과 부정을 벗어버리는 길이며, 이웃과 자신의 생명을존중하는 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세상에서 영광과 안락을 구하는 것, 그 이상의 삶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며,때로는 그것들을 포기하면서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세상이 주는 물질위주의 행복보다 사랑과 정의의실천을 통해 더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줄때 우리는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 요셉 대축일에 봉헌한 취임 미사에서 "부드러운 마음을 지니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라고말씀하셨습니다.
복음의 논리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승리하고, 끝까지 사랑하는 사람이 승리합니다. 복음의 부드러움만이세상의 강함을 이길수 있습니다. 십자가 없이 걷고,
십자가 없이 뭔가를 짓고, 십자가 없이 예수님을 고백한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제자가 아닌 세속적인 존재일 뿐입니다.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아!"
2013년 3월 31일 예수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대전교구장 주교 유흥식 라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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