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 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내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1998년 4월 안동시 정상동에서 택지개발중 산기슭에서 비석도 없는 무덤이 발견되었다.
이 무덤은 특이하게도 사방이 능소화 덩굴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는데,
무덤에서는 4백년 전 조선 시대에 죽은 사람의 미라와 가족들이 써 넣은 편지가 나왔다.
다른 사람이 쓴 글은 모두 심하게 상했지만 그의 아내가 쓴 글은 원래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를 테마로 사백년 전에 부친 편지가 쓰여지고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6월의 마지막 날, 기온 32도 체감온도 34도인 날씨에 모든 꽃과 풀들이 더위에 눌려 고개를 떨굴때
"능소화"가 담장을 덮으며 주홍빛 잎새를 넓게 벌린 꽃이 넝쿨을 따라 곱게 피어나고 있었다.
"능소화(Campsis Grandiflora)'는 능소화과의 목본식물이다.
대화능소, 노양화, 양반꽃, 금등화, 나팔꽃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양반화라는 이름은 옛날에 양반집에서만 능소화를 심을수 있었던데서 연유한다.
여름에 황홍색의 화려한 꽃이 피어나는데, 중국이 원산지인 식물이지만 우리나라에 귀화한 식물이기도 하며, 전국각지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이다.
대개 관상수로 많이 심으며, 잎이 지는 덩굴나무 형태이고 길이는 10m 정도로 자라는데, 9월~10월경에 열매를 맺는다.
열매는 삭과(튀는 열매)를 하고 있으며 익으면 과피가 말라 쪼개지면서 씨를 퍼뜨리는 여러개의 씨방으로 된 열매를 갖고 있다.
능소화를 카툰스타일로 표현하면 이런 느낌이 되는데요,
"능소화"의 꽃말은 "기다림"이랍니다.
'Paper Sp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주 금관총 환두대도에 새겨진 이사지왕은 누구일까? (0) | 2013.07.05 |
---|---|
멕시코 인디언 도기를 재해석하다, 임성빈展 (0) | 2013.07.02 |
오래된 흑백사진 강경을 걷다, 강경젓갈시장 (0) | 2013.06.30 |
미술이 세상과 관계맺는 방법 (0) | 2013.06.22 |
남편이 떠난뒤 남겨진 책들, 그 속에서 길어올린 추억들 (0) | 2013.06.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