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유, 이름만으로도 화려함과 향기로움이 떠오른다. 꽃이 피는 철이 가을이라서 더욱 그럴까. 하늘이 짙푸르러 가고
햇살은 잘 말린 이불홑청처럼 보송보송해질 즈음, 청보라빛 꽃향유를 한 번 보면 여간해서 지워지지 않을 꽃물이 들어
버릴것만 같다. 벼 이삭처럼 한쪽으로 치우쳐 매달리는 꽃은 실은 자잘한 꽃들이 꽃차례를 이룬 것이다. 입술모양의
꽃에 두 개의 수술이 길게 벋어 나온 작은 꽃 하나는 특별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 자잘한 꽃들이 손가락 길이의 꽃차례
에 총총하게 매달리면 털이 부숭부숭한 방망이 같은 모습이 된다. 위쪽 꽃잎은 끝이 오목하게 들어가고 아래쪽 꽃잎은
세 개로 갈라진다. 꽃받침은 다섯 개로 갈라지고 끝이 비늘처럼 뽀족한 포는 가장자리에 긴 털이 있으며 자줏빛이 감돈
다. 보통 어른 무릎 높이 정도까지 자라는 줄기는 사각기둥모양으로 털이 나 있다. 마주보며 달리는 잎은 달걀처럼 갸
름하고 진한 녹색의 잎맥 위에도 털이 많으며 가장자리가 톱니모양이다. 사방으로 뻗는 줄기에는 잔뿌리가 나 있다.
약간 메마르고 건조한 자갈밭 같은 곳에서 잘 자라며 "붉은향유"라고도 부른다. "향유"는 꽃차례는 더 길지만 화려함이
꽃향유만 못하고 흰색 꽃이 피는 "흰꽃향유", 남쪽에서만 볼 수 있는 키가 아주 작은 "좀향유", 충북지방에서 주로 자라며
잎이 아주 가는 "가는잎향유" 등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것은 "꽃향유"라고 할 수 있다. 향기도 진한 편이
다. 꽃향유의 학명은 Elsholtzia splendns Nakak,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고 , 분포지는 중부 이남 지역의 산과들, 개화
기는 9~10월, 결실기는 10월이다. 관상용, 약용, 향료용으로 사용되는 방향성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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