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송이풀"이란 이름은 정태현(1882~1971)의 <한국식물도감, 1956>에서 비롯한다. "애기-송이풀"로 분석되는데, "애기"는 "애기나리" "애기괭이눈" "애기메꽃" 등에서 처럼 원래의 종보다 더 작은 것이나 귀엽다는 뜻을 나타낸다. "송이풀"은 꽃대 끝에 달린 여러 개의 꽃이 한 덩어리를 이루고 피는 풀이란 뜻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 그러므로 애기송이풀은 송이풀의 한 종류인데 애기처럼 작고 귀엽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편 북한에서는 "애기송이풀"이란 국명 대신 박만규의 <우리나라식물명감, 1949>에서 비롯한 "천마송이풀"이란 국명을 정명으로 한다. 천마에 나는 송이풀이란 뜻인데 "천마"는 송이풀의 기준표본 채집지인 경기도 개성의 천마산에서 따 온 것이다. 일본명은 "복엔시오가마"라 하고 영문명은 "Radical-Flower Lousewort"라고 하는데, 뿌리에서 곧바로 꽃이 생겨 나오는 송이풀의 한 종류하는 뜻이다.
"애기송이풀"은 전 세계적으로 한반도 중부 이남에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북한의 개성 천마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이래 남한에서는 전라남도 신안군에 그 분포가 처음 알려졌다. 최근 경기도 가평, 포천, 연천, 강원도 횡성, 경상북도 영양, 충청북도 제천 등 10곳에서만 그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다. 분포지가 극히 제한적이다. 한국특산식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종인 애기송이풀은 산지 저지대의 그늘진 북사면 유량이 풍부한 계류 근처 서늘하고 습한 곳에서 주로 생육한다. 여러해살이풀로 생태적으로도 좀 특별하다. 푸른 잎으로 광합성을 하여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직접 만들기도 하지만 유사시에는 다른 식물의 뿌리에 뿌리를 받아 양분을 얻는 반기생식물이다. 겨울이 채 가기 전 다른 초목이 잎이 나기 전에 잎이 나와 4~5월에 꽃이 피고 결실하며 수관이 형성되는 여름이면 이미 녹아 없어진다. 또한 자생지에서 결실이 거의 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 이유를 어떤 학자는 아마도 꽃밥이 위쪽 입술꽃잎 속에 쌓여 있는 특이한 꽃의 구조아 이런 꽃 구조에 효율적으로 수분을 도와줄 곤충이 별로 없다는데 있지 않을까 추측한다. 수분기작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절실히 필요하다. 수준기구를 알아야 종자 형성과정을 이해하게 되고, 종자에 의한 대량증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애기송이풀"은 줄기는 따로 없고 몸 전체에 잔털이 다소 있다. 뿌리 끝 부분에서 무더기로 나오는 잎은 마치 고사리 종류의 잎 같기도 한데, 1회 깃꼴겹입으로 질감이 매우 부드럽다. 작은 잎은 타원형 또는 피침형으로 다시 중간쯤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잇다. 잎자루는 길이 10~15cm이고 전체길이는 25~30cm이다. 꽃은 뿌리 끝 부분에서 길이 6cm 가량의 꽃자류 몇 개가 우산 모양으로 나와 그 끝에 한 개씩 달려 4~5월에 연한 홍자색으로 핀다. 꽃받침은 종형으로 겉에 5개의 맥과 더불어 잔털이 있고 끝이 잎모양으로 5개로 갈라지며 갈래 조각은 도피침형 또는 선형이다. 꽃부리는 두 입술모양인데 통부는 가늘고 길며 윗입술 모양 꽃잎은 활처럼 앞으로 굽고 끝이 약간 파진 듯하며, 아랫입술 모양 꽃잎은 3개로 갈라지는데 모두 끝이 둥글며 도란형이고 가장자리에 털이 흩어져 나 있다. 암술대 끝은 굽어서 윗입술 모양 꽃잎 밖으로 나와 아래를 향한다. 수술은 윗입술 모양 꽃잎주머니 안에 4개가 있는데, 두개는 길고 두개는 짧다. 열매는 삭과인데, 결실이 잘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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