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핑크빛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리다
배롱나무는 여름내내 꽃이 핍니다.
여름내 장마와 무더위를 이겨내면서 꽃을 피워내므로 ‘나무백일홍木百日紅’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우는데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하여 열흘 가는 꽃이 없다지만 배롱나무 는 백일 동안이나 꽃을 피웁니다.
하지만 배롱나무의 꽃은 한 송이가 피어 오랫동안 버티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꽃들이 차례로 피어나는데
그 기간이 100일은 지납니다. 배롱나무는 낙엽성 교목이지요.
그러나 아주 크게 되지는 않고 대개 3~4m쯤 자라고 간혹 10m쯤 되는 것도 있습니다.
배롱나무는 여름내 빨갛게 피는 꽃도 좋지만 목질木質이 매우 단단한 매끄러운 줄기가 인상적입니다.
중국에서는 이 나무를 "파양수"라고 부르는데, 이 이름에 대해서 <군방보>라는 책에는 "매끄러운 줄기를 긁어주면
모든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간지럼을 타기 때문에 "파양수"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적혀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충청도에서는 이 배롱나무를 "간지럼나무"라고 하고, 제주도에서는 "저금타는낭"이라고 부르는데요,
실제로 이 배롱나무 줄기를 손톱끝으로 살짝살짝 긁으면 마치 나무가 까르르르 웃는 것처럼 꽃가지가 흔들린답니다.
한밭수목원 서원西園의 배롱나무입니다.
서원西園 입구에서 예쁜 핑크빛 꽃망울을 터뜨려서 산책하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어요.
배롱나무꽃은 먹을 수도 있는데, 그늘에서 말려 차로 달여 먹거나 기름에 튀겨 요리할 수도 있고, 국을 끓일수도 있대요.
한의학에서 배롱나무의 잎은 자미엽紫薇葉, 뿌리는 자미근紫薇根이라 하는데 모두 약재로 쓰입니다.
배롱나무 뿌리는 어린이들의 백일해와 기침에 상 당한 효과가 있는데,
배롱나무 뿌리를 캐어 그늘에서 말려두었다가 1냥(30-40g정도) 쯤을 달여서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먹인다고 합니다.
이 나무는 "정부대전청사Government DaeJeon Complex 테마숲"에서 자라고 있는 배롱나무입니다.
배롱나무는 사람이 일부러 심지 않으면 스스로 번식할 수 없는 나무입니다.
한의학에서는 배롱나무가 여성한테 흔한 병인 방광염, 곧 오줌소태에 특효가 있다고 하는데요,
동쪽으로 뻗은 배롱나뭇가지 1냥(대략 35∼40g)을 달여서 한 번에 마 시면 즉효를 본다고 합니다.
왜 동쪽으로 뻗은 가지를 쓸까요? 이는 해가 뜨는 동쪽으로 뻗은 가지에 약효 성분이 가장 많이 모여 있기 때문이랍니다.
붉은꽃이 피는 나무보다는 흰꽃이 피는 나무의 약효가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암 송시열의 "남간정사"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배롱나무입니다.
우암선생이 손수 심고 가꾸었다는 이 배롱나무는 우암선생이 떠난 후에도 남간정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암 선생의 마지막을 지켜본 나무이기도 하고, 키가 8m가 넘는 거목이며 수령이 300년이 넘는 나무입니다.
배롱나무는 가꾸던 사람이 죽으면 3년 동안 하얀꽃을 피운다는 속설이 있답니다.
이 나무에 잎이나 꽃이 없는 것은 이 사진을 촬영한 시점이 3월이었던 이유입니다.
대전시립미술관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배롱나무입니다.
꽃과 조각작품이 어우러진 쾌적한 잔디정원에서 청정하고 예쁘게 자라고 있었어요.
배롱나무꽃이 필무렵이면 이 잔디광장에서 분수대에 임시 무대를 설치하고 "한여름밤의 콘서트"가 열리곤 합니다.
"아름다운 정원"이라고 기억되는 곳은 "진도 운림산방", "일산 중남미문화원",
"논산 윤증고택", "담양 명옥헌", "담양 소쇄원", "목포 이훈동氏 저택",,,,,
배롱나무가 주변 경관과 가장 잘 어울리게 심어져 있었던 정원은 진도 "운림산방"이었어요.
소치 허유의 정원인 운림산방은 정경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고, 이 정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나무가 배롱나무였어요.
아름다운 정원에 이 배롱나무꽃이 여름날 늦은 오후 햇살을 받아 연못가에서 향기를 내뿜고 있었어요.
배롱나무꽃이 피어 있을때 이 "운림산방"을 다시 한 번쯤 여행해 보구 싶어집니다.
담양 "명옥헌"의 배롱나무도 무척 아름답죠? 여름날 남도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예요.
"여름여행",,,,"배롱나무꽃을 찾아서,,,"라는 컨셉으로 여행을 떠나 보는 것두 괜찮을듯 싶어요.
물론 내용적으로는 "아름다운 정원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 될 겁니다.
배롱나무가 한 공간에 가장 많이 심어져 있었던 곳은 곡성 태안사였어요.
어느 늦은 여름날 태안사를 방문했을때, 절 입구 진입로에서 부터 대웅전에 이르기까지(태안사가 부지가 매우 넓죠?)
이 배롱나무가 많이,,,,아마도 200그루는 넘어 보이게,,,심어져 있었고, 핑크빛 배롱나무꽃들이 만발해 있었습니다.
교보문고 사옥지을때,,,전국 어디서나 같은 외형을 가진 건물형태의 사옥이 설계되던데,
이 배롱나무가 main 조경수로 사용되곤 하더군요.
배롱나무는 꽃도 좋거니와 약으로 많이 쓰이고 목재로도 쓰임새가 많은데요,
매끄럽고 윤이 나는 껍질이 아름답고 나뭇결이 고우며 재질이 단단하여 여러 가지 세공품을 만들기에 좋고,
고급 가구나 조각품, 장식 품을 만드는 데 귀하게 쓰입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라면 일산 중남미문화원 테라스에서 "빠에야Paella"를 먹으면서 창밖에 펼쳐진 정원의
배롱나무를 바라보는 느낌두 괜찮을듯 싶어요. 중남미문화원 정원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질때는 5월이랍니다.
"아름다운 정원"은 전국에 여러군데에 있을겁니다.
여행중에 보았던 "아름다운 정원"이 생각나는 분들은 댓글을 마구마구 달아주세요!
배롱나무의 꽃말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인데요,
배롱나무 꽃이 지면 이미 가을이 와 있으므로 지난 여름의 추억을 그리워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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