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광현미경을 이용한 실시간 단분자 상호작용 관측 모식도.
쥐의 종양에서 추출한 발암단백질을 마이크로칩에 고정한 뒤 개별 단백질의 특성을 단분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측한다.
하나의 분자 수준에서 발암 단백질 실시간 관찰 성공 -
- “암 유발 단백질 정확히 분석해 맞춤형 항암제 처방 길 열어” -
KAIST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와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별적인 암 조직에 존재하는
발암 단백질의 특성을 하나의 분자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암 환자에게서 얻어낸 소량의 발암 단백질만으로도 암이 발생하는 메카니즘 분석이 가능해져 앞으로 암 환자의 개인별 발암 기전을
분석해 맞춤형 암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의학은 암 발생 원인이나 기전을 통계적으로 추측만 할뿐이다.
최근 미국 등 몇몇 선진국에서는 암 환자의 DNA를 분석하는 대규모 시퀀싱 기술까지는 적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암을 유발하는
단백질간의 상호작용을 개별 암 조직에 대해 규명하는 것은 의학계에서 오랜 난제로 남아있었다.
윤 교수 연구팀은 먼저 하나의 분자까지 관찰할 수 있는 형광현미경을 개발했다.
또 항원과 항체의 친화성을 이용해 특정 단백질을 검출해내는 기술인 ‘면역침강기법’을 토대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현미경을 이용해
‘실시간 단분자 면역침강기법’을 개발해냈다. 이를 통해 발암 단백질들이 다른 단백질과 상호작용하는 것 실시간으로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개발한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통계적으로 30% 정도의 암에서 변이되는 것으로
알려진 Ras 발암 단백질에 대해서 조사했다.
실험 결과 쥐의 종양과 인간 암세포에서 각각 발현된 전체 Ras 단백질 중 30~50%가 활성화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정상세포에는 5% 미만의 Ras 단백질이 활성화돼 있었다. 즉, Ras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가 많이 일어나면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기존 연구결과에 따르면 암 세포에서는 활성화된 Ras 단백질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은 예측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측정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연구팀은 개별 암 조직에서 다양한 발암 단백질의 활성화된 비율을 측정함으로써 각 환자의 암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밝혀낼 수 있는 단분자 수준의 새로운 진단 기법 가능성을 제시했다. 윤태영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별도의 단백질 발현이나 정제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아 생체조직이나 실제 암세포에서 존재하는 단백질을 직접 관찰할 수 있다”며 “발암 단백질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어 향후 맞춤형 항암제 개발을 위한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더불어 “한 개의 분자 수준도 관찰 가능하기 때문에 증폭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 소량의 암 환자 단백질 시료만으로도 다양한 검사를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며 “2012년 12월부터 임상실험을 시작해 앞으로 수년 내 개인 맞춤형 암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월 19일자에 게재됐으며, 기술 개발을 위해 KAIST 물리학과 윤태영 교수, 생명공학과 허원도 교수, 임대식 교수, KIAS 계산과학부 현창봉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학문의 벽을 뛰어 넘은 학제적 융합연구 성과를 일궈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