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조팝나무 하얗게 피는 걸 보다 왔구요,
잘 저물면 먼저 죽은 시인의 시 몇 편을 읽었어요.
어떤 꽃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해 피는데
낮은 데서 낮은 데로 혼자 피다 가는 꽃도 있데요
"그래도 사월이면 저 자신 먼저 깨우고 비산비야 온 천지를 무리 지어 깨우더군요 해마다 봄 사월 저녁 무렵엔 광활한 우주를 되걸어와서 몸서리치게 우리 가슴 두드려 깨우는지요"
"시 삼백에 삿된 것도 많은 우리는 언제 다시 무슨 꽃으로 피어 돌아와 설움 많은 이 세상에 남아 있을런지요." 도종환 "조팝나무"
"조팝나무"는 장미목 장미과에 속하는 잎지는 넓은잎 큰키나무이다.
중국이 원산지로 한국 각지에 분포한다.
꽃 핀 모양이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조팝나무"라고 한다.
기본종은 만첩조팝나무(Spiraea prunifolia Siebold & Zucc)이다.
주로 산기슭의 양지나 밭둑에서 자란다.
높이는 1.5~2m 가량이다. 어린 가지에는 털이 나 있다.
잎은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놓은 모양으로, 가장자리는 톱니처럼 되어 있다.
특히, 잎의 뒷면은 잔털이 있으며 나쁜 냄새를 낸다.
4~5월경에 흰꽃이 산형꽃차례를 이루면서 핀다.
열매는 골돌로 9월경에 익는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뿌리는 해열제나 신경통치료제로 쓰인다.
4월, April은 "변덕스럽다"는 의미라고 하지만 유난히 변덕스럽고 춥고 스산했던 이번 4월에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눈에 들어오는 하얀꽃더미가 있었는데 조팝나무 하얀꽃이었다.
맑고 화사한 봄햇살을 받아 튀어 나올듯 화사한 하얀 꽃무더기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안에서 핸들을 내버려두고 카메라를 들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곤 했었다.
화사하고 예쁜 도회적인 이미지를 꽃을 좋아하는 내게
예쁠것도 화사할 것도 없는 조팝나무 하얀꽃무더기가 눈에 들어온 것은 이 봄, 4월이다.
며칠전 세찬 비가 내리고 하루 뒤에 또 비가 내려서 조팝나무 꽃잎은 후두둑 지고 또 후두둑져서 화사한 꽃송이는 다 졌지만
내일이면 남은 가지에서 또 다른 하얀 꽃을 피우리라.
정부대전청사 테마숲을 거닐며, 둔산 선사유적지를 산책하면 조팝나무 하얀꽃의 여운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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