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정

너는 나의 계절이고 나는 너의 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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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Spoon

비움과 채움의 역설, 법정스님의 의자

안젤라Angella 2013. 7. 13. 06:00

 

 

 

왜 "법정스님의 의자"인가?  그것은 스님이 불일암에 들어와 처음 손수 만든 보잘 것 없는 나무의자에서 연유한다.

 

그것은 참나무 장작을 이용해 만든 자연을 닮은 의자이다.   그것은 실체가 있는 의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법정스님의 무소유 정신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그것을 하잘 것 없는 장작개비로 만든 것이라서가 아니라 그것은 바로 스님의 말씀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의자는 시퀸스 연결 도구처럼 주기적으로 등장한다.   그것은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스님이 말씀으로 살아계심의 상징물이다.

 

 

 

 

영화는 법정스님이 남긴 무소유의 의미와 그 실천을 좇아 스님의 가르침과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영화는 오프닝을 법정스님의 에세이 "무소유"의 한 단략 "언젠가 한 번은 빈소능로 돌아갈 것이다.  이 육신마저 버리고 훌훌 떠나갈 것이다.

 

하고 많은 물량일지라도 우리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를 인용한 자막쇼트로 시작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영원 소유

 

불가능의 법칙을 전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스님의 무소유 정신의 근간이다.   그것은 스님이 출가 20년 뒤 불일암에 들어와 손수

 

만든 의자에서 발견되고 그것으로 우리의 가슴에 전해진다. 의자는 어떤 존재의 순간적 실체를 드러낼 수 있지만 영원할 수 없다.

 

스님은 그것을 소유로 여기거나 영원할 것으로 믿는 것에 대한 우리의 경고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비움이 곧 채워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의자는 영화의 시작부분에서 법정스님이 앉아 있는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는 스님이 입적하신 후

 

매화피는 시점에 자주 찾으셨다는 섬진강가 매화나무아래 빈 의자로 나타난다.  이것은 가시적으로 스님이 떠나신 것을 의미하는

 

차원을 떠나 누구나 그 의자에 앉을 수 있고, 그곳에서 스님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깨달음을 주문하고 있다.

 

그것은 어떤 것에 대한 친절이 될 것이다.   법정스님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종교를 "친절"이라며 이웃에게 "작은 친절과

 

따뜻한 몇 마디 말"(2004 하안기 결제 법문)을 아끼지 말 것을 주문하였다.

 

 

 

 

법정스님은 빈 의자의 충만함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고 떠나셨다.   입적하기 일 년 전 길상사 봄 정기법회 법문에서 하셨듯이

 

다하지 못한 말씀을 봄날에 "새로 돋아난 꽃과 잎들이 전하는 거룩한 침묵을 통해서 듣기"를 바라셨다.

 

그것은 바로 자연을 통해서 스스로 끼달으라는 선문답이다.   그것은 바로 영화의 오프닝에서 내래이션으로 전하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진정한 나로 살고 있는가?"  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진정한 나로 살고 있는가? 나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부자인가?   가난한가? " 에 대한 스스로의 답을 찾아가는 깨달음이다.   그것은 스님이 남기신 의자에 앉아

 

(말씀을 떠올리며) 자연을 관조하며 깨달아야 할 우리 각자의 몫이다.  영화는 오락성이 강한 상업영화와 달리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소유에 대한 욕망을 되새기게 만들어 무거워 보이지만 진정 나를 가볍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누군가의 자리는 빼도 흔적없이 기억에서 금방 사라진다.   또 어떤 사람의 자리는 빼고 나면 그 자리가 너무나도 크고 그 자리를

 

대신해 줄 이가 없다.   그곳에 그의 체취가 그대로 살아 숨쉬기도 한다.   그가 남긴 가르침이 회자되며 그에 대한 기억을  되살아나게

 

만들기도 한다.   불교계에서 그런 분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육신은 우리를 떠났지만 말씀으로 살아 맴돌고 계신다.

 

그 분은 바로 지난 2010년 3월 11일 입적한 법정스님이다.   법정스님은 "한 잔의 정갈한 녹차" (김수환추기경)와 같은 삶을

 

"물처럼 바람처럼 담백하고도 아름다운 정겨운 도반(이해인수녀), 으로 살다가 우리 곁을 떠났다.   법정스님의 삶의 여정이 다큐멘타리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임성구, 2011)로 만들어져 여전히 어리석은(?) 우리들과 다시 만났다.  

 

 

 

 

영화는 법정스님의 생전의 영상과 법문 영상, 인터뷰, 재연, 책을 이용한 자막쇼트, 육필원고, 앞서 입적하신 스님의 사진 영상,

 

스님이 평소 즐기시던 자연풍경을 담고 있다.   영화를 위해 직접 촬영한 부분은 병상에 계실 때 법정스님의 모습과 입적후 다비식 장면과

 

스님에 대한 인터뷰 장면, 그리고 겨울부터 봄까지의 자연 풍경이다.   전체적으로 절반 정도는 직접 촬영한 분분이고 절반은 영상자료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전개는 우리에게 친근한 원로 배우 최불암의 내레이션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낯설지 않다.

 

인터뷰는 효봉스님의 체자인 도반, 불가의 제자와 재가 제가, 고스열전의 작가, 출판사 대표, 나눔의 혜택을 입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큐멘타리 영화의 생명은 진실을 전달하는 일이다.  영화는 법정스님의 삶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담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영화는 스님이 살아계신 동안 모두 촬영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독의 의도에 따라 재연된 부분이 있을수 밖에 없다. 

 

그런 부분이 자칫하면 왜곡되거나 미화될 소지가 있다.   다큐멘타리 영화에서 재연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면 허구화되어

 

설득력 뿐만 아니라 그 생명력을 잃게 된다.  이 영화에서 재연은 여러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들면 효봉스님의 바랑에서 나온

 

비누조각, 사미승으로 부목이 되어 나무를 져 나르던 장면, 설거지 장면, 밭갈이 장면, 승소를 깨닫게 해 준 사찰의 국수,

 

불태워진 <주홍글씨>,책, 난초이야기, 문현정교수의 불일암 방문, <무소유>의 인쇄봉투 등을 꼽을 수 있다.

 

 

 

 

영화는 법정스님이 무소유 정신을 깨닫게 된 계기와 그 실천 과정을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정스님의 물음은  바로 "본래무일물" 이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내 소유란 있을 수 없다.  어떤 인연으로 해서 내게 왔다가 그 인연이

 

다하면 가 버린 것이다." (무소유) 영화는 법정스님이 출가 전 "본래 아무 것도 없는데 산다는 것은 무엇이며 죽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한 정답이 아니라 해답을 찾기 위해 눈덮인 겨울 출가하게 되면서 입적하기 까지 그 해답을 어디서 어떻게 찾게 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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