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안가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염주괴불주머니"는 꽃 하나하나가 주머니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닷가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데, 현호색과 현호색속의 두해살이풀이다.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육지에서 자라는 식물과는 여러 면에서 다른 점이 있다. 바다는 늘 잔잔하지는 않다. 때로는 거센 파도가 몰려오고 파도가 몰려오면서 염분 들도 같이 몰려온다. 육지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이러한 염분에 노출이 되면 금방 시들시들하다가 죽어버릴 것이다.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어떤 때는 바닷물에 노출되어 잠길때도 있다. 그러나 해안가 식물들은 모진 해풍에 면역이 된 듯 거친 바람과 맞으면서도 꿋꿋하게 자란다.
염주괴불주머니는 본래 고향이 바닷가이니 해풍과 파도에도 끄떡하지 않고 싹을 틔우고 꽃을 피며 열매를 맺는다. 염주괴불주머니나 갯괴불주머니는 다른 괴불주머니보다 더 강인한 모습으로 바다에서 해풍과 파도와 함께 살아간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넓은 난상 삼각형이며 길이와 나비가 각 10~25mm로서 대개 잎자루가 있고 2~3회 잎이 깃모양으로 나눠진다. 꽃은 4~5월에 피며, 길이 15~20mm로서 한쪽이 순형으로 벌어지며 다른 한쪽은 거로 되고 층상꽃차례는 길이 5~10cm이며 끝에 달린다. 포는 피침형으로서 꽃자루와 길이가 거의 비슷하고 수술은 6개이며 2개로 갈라진다.
염주괴불주머니와 비슷한 식물로 갯괴불주머니가 있다. 두 식물은 사는 환경이나 꽃 색깔이나 꽃모양이 서로 닮아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갯괴불주머니는 줄기가 붉은색이나 염주괴불주머니는 녹색이고, 갯괴불주머니는 열매가 불규칙하게 굽은 모양인데 염주괴불주머니는 초승달 같은 모양이다. 갯괴불주머니는 씨앗이 두 줄로 배열되는데, 염주괴불주머니는 한 줄로 배열되어 잇다. 꽃은 4~5월에 피고 꽃자루 끝에 달린다. 꽃의 밑에 있는 작은 잎은 피침형으로 꽃자루와 길이가 거의 비슷하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넓은 계란모양인 삼각형이며 잎자루가 있고 찢어진 낱낱의 조각은 계란모양의 쐐기모양이고 앞의 가장자리가 불규칙하게 들쑥날쑥한 모양이 있다. 갯괴불주머니는 열매가 두 줄로 배열되어서 염주모양으로 되지 않고 염주괴불주머니는 열매가 한 줄고 배열되면서 염주를 꿴 것 같은 모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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