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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anic Garden

노랑붓꽃, 변산반도에서 만난 싱그러운 봄

안젤라Angella 2021. 4. 20. 03:00

 

 

 

"노랑붓꽃"은 세계적으로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만 분포하는 우리나라 특산식물이다. 전라북도의 경우에는 변산반도를 비롯하여, 내장산 내장사 일대에서 발견되며, 전라남도에서는 내장산과 인접한 장성군 입암산 계곡에서 발견된다. 전라남도 순창군 조계산에서도 발견되는데, 다른 자생지에서 거리가 먼 곳이어서 학술적으로 가치가 높지만 거의 절멸 상태에 놓여 있다. 변산반도 일대는 여러 지역에 많은 개체가 생육하고 있어 노랑붓꽃의 최대 군락지로 꼽힌다.  따라서, 노랑붓꽃은 변산반도 일대, 그리고 입암산을 포함하는 내장산 일대 등 단 두 지역에서만 생육하는 희귀식물이라 할 수 있다.

 

"노랑붓꽃(Iris koreana Nakai, 붓꽃과)"은  숲 속 그늘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15cm쯤이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벋고, 수염뿌리는 노란빛을 띤 흰색으로 가늘고 길다. 잎은 3-4장이 뿌리에서 나고 넓은 선형으로 길이 5-35cm, 너비 1.3cm쯤이다. 잎 끝은 점차 뾰족해지고, 밑은 잎집을 이루어 줄기를 싼다. 4-5월에 노란색 꽃이 긴 꽃대 끝에 2송이씩 핀다. 꽃은 지름 2-4cm이고, 포잎은 3장이다. 바깥화피는 조금 길며 달걀을 거꾸로 세워 놓은 모양이고, 안쪽화피는 타원형으로 조금 짧으며 곧게 선다. 수술은 3개이며 암술머리 뒤쪽에 있고, 암술대는 꽃잎처럼 생겼다. 열매는 넓은 달걀 모양 삭과이며 6-7월에 익는다.

 

노랑붓꽃은 유사한 붓꽃속 식물인 금붓꽃이나 노랑무늬붓꽃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좋은 종으로서 세계에 자랑할 만한 자원식물이다. 노랑붓꽃이 생육하는 장소에서는 유사종인 금붓꽃이나 노랑무늬붓꽃이 생육하지 않아, 지리적 격리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일본인 식물학자 나카이(T. Nakai, 1882-1952)가 1913년 전라북도 노령에서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1914년 신종으로 발표하였다. 그는 꽃이 2개씩 달리는 특징을 다른 종들과 구분되는 점으로 제시하였다. 당시 표본은 도쿄대학교 식물표본관에 보관되어 있다.

 

나카이가 기준표본을 채집한 노령은 전라북도 정읍시 입암면 등천리 일대로 추정되는데, 노령역, 노령터널 등에 ‘노령’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다. 이곳은 내장산국립공원 입암산의 서쪽 지역으로, 입암산 동쪽 계곡에서 상당수의 노랑붓꽃이 출현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이 기준표본 채집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한편, 나카이가 이 식물을 신종 발표하면서 금붓꽃과는 2개의 꽃이 피는 점에서 다르다고 하여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한반도 중부 및 남부지방에 분포한다고 한 것은 당시에 노랑붓꽃의 정확한 분포지역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만큼 노랑붓꽃은 당시에도 희귀한 식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나카이 이후에 근래까지 노랑붓꽃 자생지가 거의 발견되지 않다가 변산반도와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