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은 여러 그루 때론 수십그루가 한 자리에 모여 심어져서 함께 꽃을 피우면서 어떤 꽃표정을 연출하게 되는데,
한밭수목원에서 만난 이 철쭉은 수형부터 다른 철쭉과는 많이 달라 보였어요. 나무 자체가 독립된 그루를 형성하고 있었고.
가지는 2~3m는 되게 키가 훤칠하고 시원시원하게 자유롭게 가지를 주욱주욱 뻗고 있었거든요.
꽃모양을 보니 철쭉 같기는 한데 전혀 다른 느낌의 철쭉이었지요.
가까이 다가가보니 이 꽃은 다른 철쭉보다 훨씬 꽃송이가 크고, 꽃잎은 투명하게 맑았어요.
소담스럽고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철쭉이었다고나 할까요?
일반적인 철쭉은 꽃잎이 투명하지가 않거든요? 진달래와 철쭉의 비교되는 느낌이기도 할텐데요,,,
다른 철쭉은 키가 40~60cm 정도, 키가 커도 그 이상은 넘지 않는거 같은데, 이 철쭉은 키가 훤칠하게 커서 2~3m는 되어
보이고, 감나무 묘목이나 목련나무 묘목을 심어 놓은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사람들에 의해 전정가위로 싹둑싹둑 키맞춰
서잘려서 "차렷"하고 서 있는 다른 철쭉보다는 그래도 훨씬 평화로와 보입니다. 옆에 "비비추가" "찬조출연"한 거 같은
모습으로 있구요. 이 철쭉은 한밭수목원의 희귀식물이 심어져 있던 곳에 있었고, 이 부근에는 독특한 모양의 튜울립과
특이한 색상의 돌연변이 튜울립이 같이 자라고 있었어요. 아직 보편화되지는 않았지만 품종개량을 하기 위한 과정일수
도 있고, 어쩌면 개성이 너무 강한 철쭉일수도 있지요. 시기적으로 철쭉이 이미 피었다 진 시기에 아직 피어 있고 이 철
쭉도 피어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거의 꽃이 지는 상태인거 같아 보여요. 이 철쭉이 소담스럽게 활짝활짝 피어있었을때
이 꽃을 발견했었더라면 좋았을텐데요,,,꽃이 많이 진 상태에서도 이 철쭉에게선 꽃이 예쁘게 피었을때의 모습이 상상될
만큼 예쁜 모습이 남아 있었어요.
이 자유로운 철쭉을 보니, 문득 무용가 홍신자가 생각납니다. 서른살 넘어서 무용을 하겠다고 훌쩍 외국유학을 떠난 사
람, 남드리 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시기에 뉴욕에서 무용가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홍신자 그녀가,,,,
"구도의 춤꾼 홍신자", 마치 그녀의 모습이 연상되는거 같아요. 이 철쭉이 여름, 가을, 겨울, 다 보내고 내념 봄에 의젓하게 잘 자
란 모습으로, 그리고 예쁘고 소담스러운 꽃을 피운 모습일때, 본인이 표현하고 싶은 그 무엇을 제대로 표현해 낸 모습일때, 이 철
쭉을 다시 만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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