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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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tanic Garden

포도나무는 왜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자라지 않을까요?

안젤라Angella 2009. 6. 5. 08:25

 

 

아파트 베란다에서 포도나무를 길러본 적이 있어요. 

 

베란다가 폭도 넓고 길이도 긴 베란다이기도 하고, 베란다확장이 된 상태여서공간감도 느껴지는 베란다였기 때문에

 

이 곳에서 포도나무를 키워서 줄기가 자라면 베란다를 푸르게 만들고 또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린다면

 

거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는 전망이 멋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네프롤레피스를 아파트 베란다에서 공중걸이해서 키워보았거든요.  그 네프롤레피스가 싱싱하고 초록초록하게

 

잘 자라서 보는 사람마다 욕심을 내곤 해서 나중에는 그 네프롤레피스를 한 화분씩 나눠주기도 했다지요? 

 

제가 화훼를 좋아하기도 하고 어느 식물이나 잘 가꾸는 편이어서 뭐 포도나무도 가꿀수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었구요.

 

 

 

 

포도나무 묘목, 그것도 품종이 청포도 품종이고 굉장히 튼실해보이고 키가 1m가 넘는 묘목을 구해서 커다란 화분에

 

심어서 내 아파트 베란다에서 포도나무를 키우기 시작했지요.  포도나무에 영양제 주사도 꽂아주고, 한약찌꺼기 

 

구해다가 거름으로 주고, 물도 잘 주고, 채광은 정남향 아파트이니 저절로 잘 되는 것이구요.

 

포도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모든 여건을 만들어주었는데도, 어찌 포도나무는 싱그럽게 잎을 틔워내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는 하면서도,,,,키가 훌쩍 자란다거나 가지를 활발하게 뻗는다거나 하지는 않더라구요.

 

포도송이로 짐작되는 열매가 열리긴 했지만 송이가 작았어요.

 

 

 

 

나중에 포도나무 과수원을 하는 분에게 여쭤보니, 포도나무는 야생이라서 햇볕이 잘 드는 밖에서 키워야지

 

아파트 특히 초고층 아파트에서는 키우기가 어려울거고 특히 베란다에 샤시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키우기가 힘들거라고 해요.

 

더러 포도나무를 분재로 키우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정성에 비해서 효율이 떨어지고 잘 자라지도 않는다고 하시더라구요.

 

이야기를 듣더니 그래도 초고층 아파트 높은 층에서 포도나무를 그만큼 키웠으면 굉장히 잘 키운거라고 하셨어요.

 

 

 

며칠전에 둔산동 어느 아파트 단지에서 베란다 창밖에 포도나무를 키우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요.

 

이 아파트는 1층이었는데 화단에 포도나무를 키워서 이 나무가 베란다 창을 타고 오르면서 자랄수 잇게 해서 가꾸고

 

있었어요.  전체적인 모습은 이랬고, 줄기도 튼실하고 가지도 많고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어요.

 

 

 

아파트 베란다에서 포도나무를 키우려고 했던 때가 생각이 났어요.  초고층아파트, 그것도 14층이나 되는 높이를

 

가진 공간에서 야생 성향이 강한 포도나무를 키워보겠다고 했으니, 나무도 힘들었겠다 싶고, 포도나무를 베란다에서

 

키우고 싶은건 내 생각이고 포도나무에겐 못할 짓이다 싶었어요.  생각끝에 시외지역에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지인에게

 

포도나무를 보냈어요.   꽃가꾸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또 포도나무를 키우겠다고 해서 흔쾌히 선물로보냈습니다. 

 

그 포도나무가 심어진 화분이 커다랗고 비싼 화분이었는데도 말이죠,,,,

 

 

아버님의 애창곡은 "청포도사랑"이었어요.  "파랑새 노래하는 청포도 넝쿨아래서,,,"로  시작하는 노래.

 

시청 서기관이셨던 아버님은 직장에서 초고속승진을 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었고 외모도 훤칠하셔서

 

직장내에서 여성팬들이 많았대요.  기혼남이라고 하니까 그러면 저렇게 잘 생긴 남자는 어떤 집에서 어떤

 

사람이랑 살고 있을까 궁금증을 갖고 "시청고모"를 자청하며 우리집에 확인하러 온 여직원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아버님께서 외출하실때면 어머님은 내게 예쁜옷을 입혀서 "별책부록"으로 딸려서 보내곤 하셨더랬어요.

 

난 어쩌면 내 아파트 베란다에서 포도나무를 키우면서 그리고 포도가 열리는 정경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내 아버님이

 

가까이 계신듯한 느낌을 받고 싶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원주택의 지인에게 전화를 해서 포도나무가 잘 자라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잘 자라고 있다고 튼실하게 뿌리내리고

 

싱그럽게 잘 자라고 있다고, 그리고 포도송이도 많이 열렸다고 해요.  이미 아파트 베란다를 떠나 땅에 뿌리내리고 

 

몇년이나 자란 나무가 이제는 흙에서 아주 잘 자라고 있다구요.   주말에 포도나무 보러 오지 않을거냐고,

 

포도나무도 보면서 향기로운 차 한 잔 마시고 싶다고 그럽니다,,,

 

 

이번 주말엔 나도 "내 포도나무 보러 갈래요~"

내 친구가 좋아할 블루마운틴 원두를 준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