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고택에서 누린 가을정취, 고택풍류음악회
풍류음악이란 실내악적인 관현합주 음악입니다. 주로 조선시대 선비들이 사랑방에서 즐겨하던 음악이며, 궁중에서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때
연주되기도 했던 음악입니다. 대표적인 곡은 영산회상인데, 그 이외에 여민락, 도드리 계통의 음악인 수연장지곡과 송구여지곡, 천년만세 등이 있습니다.
실내악으로 편성된 풍류음악은 줄풍류 정가,산조, 판소리, 궁중무룡 등입니다. 거문고, 가야금과 같은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악기편성을 줄풍류라고 하고
가곡歌曲, 가사歌詞, 보다 대중적으로 발전시킨 시조詩調, 등의 성악곡을 정가正歌라 합니다.
그리고 궁중음악은 나라의 각종행사나 의식, 궁중의 연례 등에서 추던 춤입니다.
풍류음악의 원천은 어느 개인의 음악적 창조력이 아니라 풍류인들이 갖고 있었던 풍류정신의 발로입니다.
이 풍류음악을 우리 한국의 고택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택으로 손꼽히는 윤증고택에서 감상할 기회가 있었는데요,
충청남도에서 기획한 지역명소를 활용한 "풍류음악회"에서였어요.
충청남도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306번지에 위치한 윤증고택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사랑채이고, 왼쪽에 보이는 건물이 안채의 일부예요. 날아갈듯 기품있는 사랑채 지붕이 보이고,
4단분합들어열개문이 보이고 사랑채의 16;9 황금비율의 창문이 보입니다. 이 창문 너머에 앉아서 윤증고택의 정원과 연못을 감상하는 특별한 느낌이란,,,,
운증고택의 종부인 아흔네살 김순남할머님은 현재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중이시라고 해요.
작년 가을에 찾아뵈었을때엔 안채 대청마루에 정정하게 앉아서 방문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셨었는데요,
올해엔 파평윤씨의 12대 종손이 대신 우리 일행을 맞고 있었습니다.
안채의 내외벽을 지나니 풍류음악회 staff들이 녹화를 준비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이날 풍류음악회는 CBS에서 녹화를 했거든요.
풍류음악회는 윤증고택 안채의 대청마루를 무대 삼아 열렸습니다.
관객은 안채 마당에 의자를 30여개 놓아 만든 객석에 앉기도 하고 쪽마루에 앉기도 하며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음악회를 즐겼지요.
이날 외국인 십수명이 고택스테이 예약 단체일행이 우리 일행보다 먼저 도착해서 짐을 풀고 콘서트를 보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으므로
윤씨 집안 사람들이 어느때보다도 손님접대며 콘서트 준비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사진 맨 앞에 기둥이 떠억 버티고 있는 것은 콘서트를 위한 공간이 아닌 반가의 안채 대청마루 공간이니 어쩔수 없는 일입니다.^^
이날 콘서트는 대청마루에서 특별한 조명이나 무대장치없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상태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수연장지곡(줄풍류) 연주모습. 도드리는 이조 세조 임금시절에 보허자곡의 변주 형태로 창작된 관현합주곡으로 나라의 연레악과 정재반주 음악으로
많이 연주되어 왔던 곡입니다. 도드리란 "되도는것" 즉 돌아든다는 말이니 반보의 뜻으로 풀이되는 음악 용어로서 한편 절주 형태의 장단 이름으로도 통용됩니다.
도드리에는 "밑도드리"와 "웃도드리"의 두가지가 있고, 밑도드리는 수연장이라는 아명으로 통칭되면서 관악중심의 악기편성을 이루고
현악위주의 편성인 경우 하성조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무대 가운데 악기(하얀저고리에 남빛옷고름 차림의 연주자)는 대아쟁인데,
연주가가 들고 있는 나무막대 모양의 것은 "개나리활대"라고 불리우는데, 정악 연주시에 사용된다고합니다.
하자이의 정가(우락, 평시조) 연주 모습. 가곡은 한국의 3대 가곡중 가장 예술성과 깊이 있는 음악으로 관현악 반주에 맞추어 시조시를 노래하는
500여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에서 가장 깊이있는 성악곡으로 만년장환지곡이라고도 불리웁니다. 조선시대 상류 지식계층에서 애창된 시조및 가사와 함께
정가正歌에 드는 성악곡으로서 가곡은 흥을 위하여 만든 음악이 아니라 즉 즐거움이나 슬픔을 표현하기보다는 절제의 미덕으로 삼는 수신을 갈고 닦는 음악입니다.
남창과 여창이 따로 있으며 모두 41곡이지만 가곡선율에 다른 시조시를 얹어 노래할 수 있기 때문에 노래의 종류는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게 됩니다.
진유림의 "살풀이" 공연 모습입니다. 살풀이는 중요무형문화재 97호,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해의 나쁜운을 풀기 위해 굿판을 벌였는데
그곳에서 무당이 즉흥적으로 나쁜 기운을 푸는 춤을 춘 것을 살풀이춤이라 하며 "도살풀이춤" "허튼춤"이라고도 합니다. 원래는 수건춤, 산조춤, 즉흥춤
이라는 이름의 수건춤이었으나 춤꿈 한성준이 1903년에 극장공연에서 살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살풀이라는 이름이 비롯되었습니다.
춤꾼은 고운 쪽머리에 비녀를 꽂고 백색의 치마 저고리를 입으며, 멋스러움과 감정을 한껏 나타내기 위해 하얀 수건을 들고 살풀이 곡에 맞춰
춤을 추게 됩니다. 지금의 살풀이춤은 경기지방과 호남지방에서 계승된 춤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조선 중기 이후 나라가 안정되고 서민문화가
활발히 전개되면서부터 광대들의 춤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굿이 금지되자, 무당들 중 일부가 집단을 만들어 춤을 다듬으면서
점차 예술적 형태를 갖추게 되어 오늘날 한국춤의 대표로 정착하였습니다. 살풀이춤은 살풀이 가락에 맞춰 슬픔을 품어 환희의 세계로 승화시키는
인간 감정을 아름다운 춤사위로 표현하는 예술적 가치가 큰 고전무용입니다.
장승희의 가야금산조 연주모습.
성금 연류 가야금은 한장단안에서 다야안 조바꿈이 이루어져 다채로우며 같은 계면조 또는 경드름에서도 청을 바꿔 새로운 느낌을 주는 선율이 많고
농현의 장식음이 많아 연주자의 기교를 요구하고 계면조가 대부분인 다른 산조에 비해 각 악장마다 다양하게 조가 이루어져 경쾌한 느낌을 줍니다.
구성은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굿거리-자진모리-휘모리-엇모리로 되어 있어요.
오정석의 가야금병창 춘향가-사랑가 연주모습.
오래 전부터 가장 인기있던 판소리 레파토리인데, 수많이 더늠이 있어그 길이가 현존 판소리중 가장 길다고 합니다.
조선 영조 초기에 민간에 흘러다니는 야담이나 설화가 판소리 광대에 의해 노래로 불려지면서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는데요,
내용은 양반자제 이몽룡과 기생 월매의 딸 성춘향의 사랑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정절을 노래한 것으로 예로부터 유명한 작품입니다.
이 대목은 춘향가의 눈대목 중의 한 대목으로 춘향이와 이몽룡의 사랑이야기를 소리로 표현한 대목으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오정석은 성격도 서글서글하고 무대매너도 있어서 앵콜을 받았는데, 준비된 앵콜곡이없다고 해서 그냥 평소에 즐겨 연주하는 곡을 들려달라고 했더니
수궁가를 연주해 주었는데 사실 연주곡보다 앵콜곡이 훨씬 나았다지요.^^ 평소에 즐겨 연주하던 곡이라 자연스러웠으려나요?^^
음악회가 끝나고 윤증고택 측에서 제공한 떡과 차를 즐기는 다과시간입니다.
이미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저녁식사는 아직 전이고 출출하던 차에 갓 만들어진 촉촉한 인절미는 맛있었어요.
"후덕한 선비의 아름다운집, 윤증고택"에서 누리는 고택풍류음악회,,,,,이번 가을에 경험한 특별한 느낌으로 기억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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