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정

너는 나의 계절이고 나는 너의 봄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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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Spoon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오자

안젤라Angella 2013. 4. 28. 07:00

 

 

 

 

"달래는 작은 구근식물이다.  

 

봄빛이 조금만 비치면 산비탈 잔자갈밭이나 따뜻한 양지쪽 산밭에 마늘 같은 싹이 돋아난다.

 

끝이 뾰쪽한 푸른 싹들이 오복오복 돋아나 있는 곳을 나무 막대기로 쿡 찍어 올리면 작은 콩알보다 더 작은 구근들이

 

하얗게 뽑혔다.  흙도 묻지 않고 쏙 뽑힌 뿌리들을 톡톡 털면 깨끗해진다.  

 

하얀 구근 밑에 몇 개의 수염같은 짧은 뿌리가 돋아 있지만 그것도 같이 먹을수 있다.

 

싹이 짧고 구근이 동그란 이 달래를 가지고 장을 만들어 먹는다.   달래장은 장중의 장이다.   하얀 쌀밥에 김을 구워

 

달래장으로 싸 먹으면 맛이 그만이다.   지금은 달래를 재배하기 때문에 구근은 작고 줄기가 크고 길다.

 

찬바람이 아직 잠들지 않은 이른 봄 따뜻한 양지쪽에 뾰족하게 올라온 달래 싹은 이제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렇게 달래장을 만들어 먹기 전에 나오는 나물이 냉이다.   냉이는 싹이 난 채로 겨울을 지낸다.

 

땅에 납작하게 엎드려 겨울을 지내다가 찬바람 속에 숨어 있는 따뜻한 봄볕을 찾아서 본래 자기 색깔인 푸른색을 찾아간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겨울을 지내기 때문에 냉잇국은 봄나물 중에서도 밥맛과 입맛을 찾아주는 나물이다.

 

냉이는, 냉이 크기에 비해 땅 깊이 뿌리를 내린다.   잔뿌리도 많고 본뿌리의 굵기도 몸에 비해 튼실하고 크다.

 

된장을 풀어 국을 끓여 먹거나 데쳐서 묻혀 먹는다.  "달래 냉이 씀바귀 나물 캐 오자" 하는 "봄맞이 가자" 노래는

 

 봄노래 중에서 가장 먼저 부르는 노래일 것이다.

 

 

 

달래나 냉이보다 먼저 먹는 것이 있으니, 버섯이다.  버섯은 언 땅이 녹을 때 돋는다.  언 땅이 녹았다 얼었다 하며

 

서서히 봄으로 계절이 바뀌어갈 때 밭에 있는 닥나무나 뽕나무 밑에 가면 버섯들이 돋아나 있다.  뽕나무버섯이나

 

닥나무 버섯은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다.   언 땅에서 자라는 것들은 모두 겨울을 이겨내는 힘이 있기 때문에 영양가가 많기

 

마련이다.   뽕나무버섯과 닥나무 버섯을 따다가 땅 속에 묻어둔, 바람 들기 직전의 무를 꺼내 수제비보다 작게 착착

 

뿌려 넣고 국을 끓이면 국이 매글매글하다.   단백질이 많아서 남자들에게 좋다고 한다.  

 

 뽀얀 국물 속에 잠긴 밤색 뽕나무 버섯이나  닥나무 버섯을 지금은 찾아볼 수가 없다. 

 

버섯국은 보약 중의 보약이었다.

 

 

 

이렇게 뽕나무버섯, 닥나무 버섯과 달래, 냉이로 힘을 챙기고 나면 산고 들에 온갖 풀이 돋아난다.

 

봄에 돋아나는 모든 새싹은 다 나물이다.   뒤꼍에 머위, 강가나 산 가까운 곳에 돋아난 원추리, 우리땅 아무 곳이나

 

돋아나는 쑥, 마른 논에 돋아나는 돌미나리,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두릅, 엄나무 순, 고사리, 취나물, 비비추, 쑥부쟁이,

 

구절초, 씀바귀, 걸레나무, 광대살이 풀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풀들이 다 나물이 된다.

 

 

 

양식이 없던 시절 우리나라 산야에 나는 많은 풀들은 양식이었다. 

 

된장만 있으면 국이 되었고, 소금만 있으면 모두 나물이 되었다.   어렸을때 어머니는 나물들을 뜯어다가 요리를 해서

 

밥과 비벼주었다.   커다란 양푼에 비벼 놓은 비빈 밥을 보면 밥알은 어쩌다가 눈에 띄고 모두 풀이었다.

 

봄볕이 따뜻한 마루에 식구들이 삥 둘러 앉아 그렇게 풀을 먹고 힘을 내어 농사를 지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따뜻한 봄이 되면 누님들이 소쿠리를 끼고 버들피리를 불며 나물을 캐러 가던 모습이 아롱거린다."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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