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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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Spoon

매혹적인 한국의 매운맛, 고추

안젤라Angella 2013. 9. 29. 06:00

 

 

 

고추는 예나 지금이나 우리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식재료다.  워낙 쓰임새가 많다보니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있어 왔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외로 우리나라에서 고추를 먹게 된 것은 불과 400년 전으로 역사가 짧은 편이다. 

 

  많은 역사학자들은 16세기 후반에서17세기초, 중반 임진왜란 전후로 일본에서 고추가 들어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시대 중기 실학자 이수광이 편찬한 한국 최초의 백과사전적저술인 <지봉유설>에 고추를 일본에서 전래되었다고 하여

 

왜겨자하고도 한다고 기록된 내용이 그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전래되었다는 일본 측 기록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어 아직까진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역사는 그 영향력에 비해 짧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고추는 눈처럼 하얗고 담백했던 김치를 새빨갛고 매콤하게 변화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의 식문화 자체를

 

 바꿔놓았다.또한 우리의 생활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우리 선조들은 매홈한 향이 솔솔 나며 붉은 빛이 도는 고추가

 

잡귀를 쫓는데 제격이라 생각했다.그래서 아들을 낳으면 숯과 함께 새끼줄에 꿰어 대문 위에 걸어놓아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빌었고,  장을 담근 독에 고추와 숯을 둘러장맛을 나쁘게 하는 잡귀를 막으려 했다. 

 

작은 식재료에 불과했던 고추는 우리 선조들의 생활 문화 전반에 깊게 자리하게 되었다.

소박하게, 혹은 풍성하게 차려진 우리네 밥상에서 고추를 빼놓을수는 없다.   보글보글 끓인 매콤한 찌개, 알맞게 익어

 

색으로도 감탄이 나오는 김치, 고추장에 푹 찍어 먹는 아삭한 풋고추 등 한식에서 고추의 쓰임새는 끝이 없다. 

 

생으로 먹거나 기름에 볶고 튀겨 먹는 고추에 만족했다면 오늘날처럼 고추가 한식의 중심이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고추의 매운맛을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었던 데는 고추가루와 고추장의 힘이 컸다.  잘 말린 태양초를 곱게 빻아주면

 

고추가루로, 그 고추가루를 장으로 담가 발효시키면 고추장이 돼 각종 요리의 양념으로 한국의 맛을 완성해왔다.

 

빨갛게 익은 고추를 가을의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일일이 하나하나 뒤집어주는 수고까지 더해야 완성되는 태양초는

 

한식의 최고 식재료다.   하지만 들쑥날쑥한 일조량과 들이는 품에 비해 적은 생산량 등으로 재래식으로 말리는

 

태양초는 점차 사라지고 기계 건조로 말린 고추와 반태양초가 대부분이다.   또한 맛이 좋고 색이 선명하지만 가격대가

 

비싼 국내산 대신 저렴한 외국산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요즘 제대로 된 국내산 고추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고추와 고춧가루를 찾는 이유는 우리 고유의 맛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특히 고추장은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만의 고유 양념으로 깊은 감칠맛, 고추의 매운맛, 소금의 짠맛이

 

어우러져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   단백질, 지방, 비타민C는 물론 유산균이 풍부해 장운동을 활성화시켜 주며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어 소화를 촉진시켜준다.   고추장을 먹으면 고추에 함유된 캡사이신의 대표 효과인 항암 효과를

 

그대로 볼 수 있는데 특이한 점은 고추장은 발효기간이 길수록 항암효과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열 보약 부럽지 않은 국내산 고추장은 이제 더 이상 한국만의 전통식품이 아니라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건강식품이

 

되었다.   올 1월에는 미국  NBC 투데이쇼에서 2013년 가장 핫(hot)한 트렌드 음식 7개중 하나로 소개돼

 

높아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비타민C를 최적으로 즐길수 있는 방법이 고추를 생으로 먹는 것이라면 고추가루는 적은 양을 먹어도 많은

 

영양소와 캡사이신을 섭취할 수 있다.   고추를 말리면서 수분이 사라지고 상대적으로 다른 영양소의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추가루에 있는 베타카로틴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선 식용유가 들어가는 요리에 함께 넣는 것이 좋다.

 

또한 고추가루의 입자 굵기에 따라 조리법을 다르게 하는 것도 체내 흡수를 돕고 맛을 높여준다. 

 

입자가 가장 굵은 고추가루는 김치의 겉절이 양념으로 보통 굵기의 고추가루는 찌개나 국요리 등을 만들때

 

가장  많이 쓰인다.  입자가 고운 고추가루는 고추장이나 찌개나 국요리 등을 만들때 가장 많이 쓰인다.

 

입자가 고운 고추가루는 고추장이나 젓갈을 담글때나 물김치, 칼칼한 국물요리에 어울린다.

 

고추는 16. 17세기 어느날 갑자기 우리나라에 들어왔지만, 바로 우리 식문화를 변화시킨 것은 아니었다.

 

고추가 고추가루로 바뀌고 김치에 양념으로 들어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전국으로 뻗어나갔다고 한다.

 

그렇게 고추는 무턱대고 한식에 들어온게 아니라 선조들의 지혜와 정성이 더해져 오늘날 한식의 주요 식재료가 되었다.

 

비록 외국에서 들어왔지만, 매일 밥상에서 마주하며 한식의 뜨거운 맛을 느낄수 있는 이유는

 

선조들의 노고와 세월이 "작은 고추에 맵게"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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