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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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Spoon

치즈 & 와인 페어링

안젤라Angella 2020. 11. 2. 00:37

 

 

술과 음식을 페어링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렇게 맞추어 먹는 것이 더 ‘맛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페어링이 바로 치

 

즈와 와인인데요. 어떤 치즈와 와인이 ‘최고의 친구’일지 고민이 된다면, 길잡이가 되어줄 몇 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맛과 맛의 행복한 만남

 

품질 좋은 와인과 치즈가 많이 생산되는 프랑스에서는 마리아주(Mariage), 즉 음식과 술의 어울림을 고려하는 것이 일상

 

화되어 있습니다. 점심이든 저녁이든 식사 때 와인과 치즈를 페어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치즈는 와인의

 

떫은맛을 부드럽게 해주고, 와인은 치즈의 느끼한 맛을 씻어줍니다. 물론 영양학적으로도 치즈와 와인은 잘 어울리는 한

 

쌍입니다.

 

그러나 치즈와 와인은 그 종류가 수천 가지에 이르는데다가 제각기 다양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페어링하기

 

어려운 식품으로 손꼽힙니다. 게다가 맛이 한 가지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숙성에 따라 풍미와 질감이 달라지니

 

섬세하고 까다로운 페어링이 요구됩니다. 이것이 프랑스에서 맛과 맛의 조화를 즐기는 가스트로노미(Gastronomy),

 

즉 미식문화가 발달한 이유이기도 하겠지요.

 

 

 

페어링의 기본 원칙

 

와인과 치즈를 페어링하는 요령은 ‘서로의 맛을 해치지 않을 것’ 그리고 ‘함께 먹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요약할 수 있

 

습니다. 와인은 신맛, 단맛, 떪은맛의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좋은 와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함께 먹는 음식이 이

 

러한 균형을 해친다면 좋은 페어링이 아닐 것입니다. 좋은 페어링은 비슷한 풍미를 지닌 것끼리 짝지어 맛의 상승효과를

 

내거나, 완전히 반대의 맛끼리 짝지어 대비효과를 냅니다. 혼자일 때보다 둘일 때 더 맛있는 ‘시너지 효과’인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치즈와 와인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혀로 축적한 기억들, 그리고 이를 자유롭게 대응시켜보는 감성이 필

 

요합니다. 치즈와 와인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치즈 타입별 특성과 와인 종류별 특성을 숙지하는 것이 기본이겠지

 

요. 먼저 같은 계통의 향을 매칭해볼 수 있습니다. 숙성기간이 짧아 산미가 느껴지는 치즈에 마찬가지로 산미가 느껴지는

 

프레쉬한 치즈를 곁들이는 식이지요. 스파이시한 치즈에는 스파이시한 맛의 와인을, 허브를 넣은 치즈에는 채소향이 나

 

는 와인을 맞춰보면 됩니다.

 

 

 

화이트와인, 로제와인, 레드와인, 그리고 치즈

 

 

반대로, 맛의 대비로 훌륭한 궁합을 보여주는 페어링으로는 짠맛이 강한 치즈와 단맛이 강한 와인의 조합입니다. 푸른곰

 

팡이로 숙성한 치즈는 염도가 높고 쌉쌀한 매운맛이 나는데, 여기에 단맛이 진한 와인을 곁들이면 서로 중화되어 좋은

 

시너지가 납니다. 음식과 술의 궁함에 있어 테루아(Terroir)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테루아란 토양이라는 뜻으로, 생산된

 

지역의 자연환경이 산물에 그대로 전이되기 때문에 같은 테루아를 지닌 것끼리는 맛의 궁합도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즈 플레이팅 구성

 

그럼, 좀 더 구체적인 플레이팅 방법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다양한 치즈의 특징을 이해하면 각기 다른 특

 

징을 가진 치즈로 치즈 플레이팅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김치, 홍어, 된장, 간장 등 발효음식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도

 

처음에는 치즈향을 싫어하거나 역하게 느끼지만, 조금만 노출되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치즈는 선천적으로 맛있게 느껴지

 

는 단맛의 초콜렛이나 사탕 같은 식품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배워서 맛을 깨닫게 되는 후천기호식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치즈를 자주 접할수록 참 맛을 알게 됩니다.

 

치즈에는 이탈리아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나 프랑스의 콩테 치즈 같은 딱딱하고 씹는 맛이 있는 치즈가 있고, 프랑스

 

의 브리나 카망베르같이 크리미한 스타일의 치즈가 있습니다. 발냄새나 청국장처럼 꼬리꼬리한 향이 나는 치즈가 있는

 

반면, 모짜렐라처럼 무향무취의 치즈도 있습니다. 호불호가 강한 치즈로는 영국의 스틸튼, 프랑스의 로크포르, 이탈리아

 

의 고르곤졸라로 대표되는 블루치즈가 있습니다. 블루치즈 특유의 곰팡이 향과 파란색 곰팡이 비주얼, 메탈릭한 쇠맛으

 

로 인해 접근이 쉽지 않지만, 좋아하는 사람은 이 맛을 계속 찾게 되지요.

 

플레이트 구성 시에는 치즈의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말린 무화과, 말린 살구 등의 건과일을 곁들이면 좋고, 꿀이나 포

 

도 같은 달콤한 간식과 함께하는 것도 미각적, 시각적으로 좋습니다. 참크래커나 아이비 같은 뻑뻑한 크래커는 짭쪼름한

 

치즈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블랙이나 그린 올리브는 약간 싱거울 수 있는 염소 치즈나 만체고 치즈에 간을 맞춰줍니다.

 

구운 아몬드, 호두, 마카다미아, 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 역시 치즈의 고소한 풍미를 더욱 증폭시켜 줍니다.

 

 

 

와인과 치즈 매칭

 

치즈 플레이팅이 완성되었다면 이제 와인을 선택할 차례입니다. 가장 전형적인 매칭은 블루치즈와 디저트 와인입니다.

 

디저트 와인은 보통 와인과는 다른 양조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당도의 농축을 위해 포도알이 작아지기 때문에 디저트

 

와인 한 병을 만드는 데 일반 와인보다 더 많은 포도알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와인의 가격도 높은 편인데요. 이러한 달달

 

한 와인은 샛노랗고 투명한 병에 담겨져 있습니다. 유명한 프랑스 거위간 요리인 푸아그라가 바로 디저트 와인 & 블루

 

치즈와 잘 어울리는 음식입니다.

 

 

 

블루치즈

 

 

두 번째로, 부드러운 브리 치즈와 카망베르 치즈는 겉은 쫄깃하고 속은 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갖고 있습니다. 향도

 

생각보다 강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없이 시도할 수 있는 치즈입니다. 맛이 까다롭지 않아 와인 매칭도 어렵지 않

 

은 편인데요. 치즈의 크리미한 식감을 해치지 않을 부드러운 텍스쳐의 샤르도네가 가장 잘 어울리며,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나 이탈리아 스파클링 와인은 프로세코와도 무난히 어울립니다.

 

 

 

브리치즈

 

 

세 번째로, 이탈리아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프랑스 콩테 같은 단단한 치즈는 씹는 맛이 좋고 고소하며 향기와 풍미가

 

있는 고급치즈입니다. 어떤 와인과 먹어도 무난하지만 오프드라이 스타일의 향기가 좋은 아로마틱 화이트 와인과의 매

 

칭을 추천합니다.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피노 그리, 게뷔르츠트라미너, 프랑스 르와르 지역의 부브레와 매칭해도 좋습니

 

다. 레드 와인 중에서는 산도가 높은 이탈리아 레드가 잘 어울립니다.

 

 

 

체다치즈

 

 

마지막으로, 치즈를 녹여 빵, 감자 등과 함께 먹는 라클레트, 퐁듀, 흐블로숑은 전형적인 겨울 음식으로, 향긋하고 산도가

 

있는 화이트와 레드 와인과 잘 어울립니다. 아로마틱한 리슬링이나 스위스 샤슬라와 함께 마시면 좋고, 레드 와인의 경우

 

프랑스 브르고뉴 지역의 피노 누아와 잘 어울립니다.

 

 

 

퐁듀

 

 

 

나만의 페어링 찾기

 

페어링에 절대적인 원칙은 없습니다. 앞서 소개한 원칙들은 ‘이 치즈에는 무조건 이 치즈를 먹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

 

며, 특정 와인과 치즈를 묶어서 궁합이 좋다 나쁘다를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치즈의 산도나 염도, 지방 함량 등을 토대

 

로 어울리는 와인을 조합하는 요령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이드일 뿐이고, 자신이 원하는 페어링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요.

 

페어링의 원칙을 정확하게 파악하는것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자신이 즐길수 있는 것은 스스로 추가해가는것이 진정

 

한 와인과 치즈를 즐기는것이 아닐까요?

 

깊어가는 가을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치즈에 와인 잔을 기울여보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