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괭이눈, 노란 금가루를 가득 담은 작은 보석상자

 

 

 

고양이의 눈을 보면 푸른색 럭비공을 세워놓은듯한 동공이 날카롭게 목표물을 응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흔히 흰괭이눈의 열매는 고양이의 눈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  또한 열매가 마치 깔대기 모양으로 위가 넓게 펴져 있어 송편에 소를 넣고 오므리기 직전의 형상이다. 하지만, 꽃무릇으로 유명한 영광 불갑사를 찾았다가 물이 흐르는 바위 틈 새에 올라온 "흰괭이눈"을 처음 만났을때 고양이의 눈 보다는 "보석상자"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앙증맞은 작은 보석상자 안에 노란 금가루를 하나 가득 담아 놓고 깊은 숲까지 찾아온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게 아니었을까 싶었다.

 

"흰괭이눈"의 원산지는 한국으로, 범의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물 근처에서 생활하고, 줄기 밑 부분에는 갈색털이, 윗부분에는 흰색털이 빽빽하게 분포하며, 원형의 잎 가장자리는 톱니모양이다.  노란색으로 상자 모양의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사실은 4장의 꽃받침이며, 이들이 꾸며 놓은 노란상자 안에 8개의 수술과 2개의 암술이 들어있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잎자루가 둥글거나 선형이고 밑부분이 넓은 예저 또는 다소 절저이며 가장자리에 규칙적인 톱니가 있고, 표면은 잎자루와 더불이 털이 있으며 뒷면은 털이 없고 엽신은 길이 1~2.3cm, 폭은 0.8~2cm이다. 

 

뿌리에서 옆으로는 뻗는 줄기가 없고 원줄기는 밑에서부터 갈라지며 높이 3~9cm이다. 꽃은 줄기끝에 취산꽃차례로 달려 모여나기하며 꽃받침조각은 4개이고, 넓은 타원형으로서 끝이 둥글고 곧게 서고 길이 2.5mm, 폭 2mm이며 황록색이다.  수술은 8개이고 그중 4개는 꽃받침밑에 붙어 있으며 수술대는 꽃받침 길이의 1/2정도이고, 꽃밥은 황색이며 둥글다.

 

꽃은 3월 초순부터 6월까지 피는데, 계곡물이 돌돌 흐르는 습한 지역에서 볼 수 있다.  깊은산을 오르다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고 싶을 때, 이끼가 낀 바위 주변을 잘 살펴보면 흰괭이눈을 만날수 있다.  "흰괭이눈"은 "흰털괭이눈" "큰괭이눈"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운다. 모양이 비슷한 개체로는 털이 없고 꽃주위를 둘러싼 포엽이 노란색을 띠는 "선괭이눈"과, 선괭이눈과 흡사하나 털이 나 있는 "금괭이눈", 꽃받침잎이 녹색에 가까우며 퍼져 피는 "애기괭이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