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불편해 밖에 나가지 못하는 할머니를 위해 할아버지가 마당에 하나 둘 심었던 대나무가 방치된지 수십년 만에 울창 한 숲이 되었다. 대나무로 유명한 전남 담양이 아니라 대전 시내 중심가인 소제동 골목길에서 만나는 뜻밖의 풍경이었다. 시원스럽게 길쭉길쭉 뻗은 대나무 숲 사이에는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젊은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마당 끝에 있는 한옥 건물인 ‘풍뉴가’에서는 브랜딩 차를 판다. 오래된 집 마당에는 집과 함께 늙어가는 나무가 한 두그루씩 있게 마련. 소제동 골목길 의 집들에도 철도관사 마을의 역사를 보여주는 나무들이 있다. 그 중 한 곳이 ‘두충나무집’이다. 두충나무는 뼈와 혈관 건강에 좋다고 소문이 난 한약재. 주인장이 약으로 달여 먹기 위해 나무껍질을 벗겨낸 흔적이 곳곳에 남아..